제주를 여행하면서 가장 좋아하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산책이에요.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왠지 더 좋은 공기를 마시면서, 그리고 사람들이 북적이지 않는 곳을 걸으면 정말 여행 온 것 같은 기분도 들고, 하루를 알차게 시작하는 기분이 들어서 더 좋더라고요.
이번 제주 여행에서도 틈틈이 산책할 수 있는 일정을 넣었는데,
그 첫 번째가 바로 제주시에 있는 월대천이었어요.
[ 월대천 ]
월대천은 바다와 한라산 계곡물이 만나는 곳으로 사계절 시원하고 맑은 물이 흘러 여름철 피서지로 유명하며
270여 년 된 해송과 팽나무가 물 위로 휘늘어져 선경(仙境)을 자아내는 곳이다.
냇물에서는 은어들이 노닐고 달이 뜨면 운치가 있어 옛 선인들이 모여 맑은 물에 비친 달그림자를 구경하며
풍류를 즐긴 누대라는 의미로 월대(月臺)라 했다고 전해 내려오고 있다.
🚩 위치 : 제주 제주시 내도동 898
제가 월대천을 찾은 이유는 바로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 덕분이었어요.
우리들의 블루스를 함께 감정 쏟아내며 인상 깊게 보았었는데요.
그중 청소년들의 사랑과 임신 이야기를 담은 현이와 영주의 이야기에서 바로 이 월대천이 나와요.
아무도 반기지 않는, 영주 스스로 조차도 힘들어하는 임신으로 인해서 풍비박산이 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두 가족.
학교에서도 아파서 나온 영주가 현이와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가고 있는데, 그 길에서 월대천이 나왔어요
선아와 크로스 되면서 그냥 지나갈 줄 알았는데, 너무 아파하는 영주를 도와주고,
그리고 처음 보는 영주의 배를 만져 봐도 되냐고 하고선, 아주 중요한 말을 해요
"축하해요"
영주와 현이의 아이가 처음으로 축복받는 순간이었던 것 같았어요.
누구 보다 아이를 지키고 싶어 하는 선아의 축하는 뭔가 더 의미 있어 보였어요.
그 장면에서 이 돌다리는 건너는 건 꽤나 잘 어울리는 모습이었다고 생각해요.
처음에는 제주에 저런 곳이 있었나? 했는데, 원래도 많이 알려진 이곳이 이제는 우리들의 블루스 촬영지로도 알려졌더라고요.
제가 찾은 날은 비가 온 다음 날인 늦가을이었어요.
비가 완전히 그쳤다고 하기에는 워낙 흐린 날씨라서 조금 아쉽긴 했지만
오전 시간에 비가 와서 인지 인적이 드물어서 좀 더 운치는 있었어요.
[주차정보]
별도의 주차장이 있는 것은 발견하지 못했어요.
하지만 주차를 할 수 있는 공터들은 군데군데 보이더라고요.
저는 외도교 밑쪽으로 내려와서 공터에 자리가 있어서 주차했어요.
🚩 위치 : 제주 제주시 월대5길 6 앞 공터
주차 완료 후에, 초행길이라 어디 인지 헷갈렸지만, 본능적으로 외도교 아래쪽으로 향해 보았어요.
다리를 조금 지나면, 곧 돌하르방들이 잔뜩 새겨진 난간들이 보여요.
더 이상 차가 다닐 수 없도록, 방지석도 만들어져 있고요.
이제부터 산책로가 시작되는 것 같다고 생각하고, 계속 길을 걸었어요.
제주에 왔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돌하르방 조각들이 아이들은 돌하르방의 모양인걸 알면서도 조금 무섭게 느껴졌데요.
이곳이 한라산에서 내려오는 물과 바다가 만나는 곳이라더니, 앞쪽에 넓은 바다가 보였어요.
저 앞쪽이 알작지라고 하는 곳인데, 제주에서 유일한 몽돌해변이라고 해요.
아이들과 함께 돌다리를 건너 보았어요.
드라마에서 보다 물이 많이 찬 것 같았어요. 돌 사이 간격은 미취학 아이도 잘 건널 수 있는 정도였고요.
혹시나 미끄러지지만 않도록 챙겨 주면 좋을 것 같았어요.
사람 소리 없이, 물소리와 바람소리만 들리니 정말 좋았어요.
돌다리를 건너서 천 물길이 내려오는 산책로를 따라서 크게 한번 돌아보았어요.
외도교를 건너서 다시 월대천 쪽으로 가려고 보니,
그곳이 "외도물길20리"라는 길의 시작이었어요.
이렇게 아름다운 길이 그냥 길일 리 없다고 생각했어요.
차도 다니지 않는 길, 동네와 아주 인접 한 길이라서, 유진이는 산책 나온 강아지 마냥 혼자 열심히 뛰어다녔어요.
흙도 밟아보고, 나뭇잎도 만져보고, 천에 있는 새들도 보고
정말이지 살아 있는 교육의 현장이었어요

엄청난 보호수가 있다고 해서 찾는다고 계속 가다가, 보호수와 함께 월대를 보았어요.
[월대]
월대는 외도초등학교 동북쪽 외도천변에 인접해 있는 평평한 대(臺)를 일컫는다.
도근천과 외도천이 합류하는 곳 가까이에 있으며 주위에는 5백여 년 된 팽나무와 해송이 외도천 위로 휘늘어져 있어 경관이 좋은 곳이다. 지형이 반달과 같은 곳으로 옛날부터 밝은 달이 뜰 때 주위와 어우러져서 물 위에 비치는 달빛이 장관이었다.
마을에서는 신선이 하늘에서 내려와 동쪽 숲 사이로 떠오르는 달이 맑은 물가에 비쳐 밝은 달그림자를 드리운 장관을 구경하며 즐기던 누대(樓臺)라는 뜻에서 월대(月臺)라고 하였다.
조선시대에는 시인과 묵객들이 즐겨 찾고 시문을 읊던 곳으로 유명하다.
월대 옆에서 엄청나게 큰 팽나무를 보게 되었어요.
나이가 290년은 되었다는데, 300년 가까이에 이곳에 뿌리내리고 살아온 이 나무는 제주의 역사와 다름없다고 할 수 있지요.
나무의 가지가 90도 정도 꺾여서 천에 내리 운 것은 정말 인간이 만들어 낼 수 없는 모습이라고 생각했어요.
월대천에는 보호수가 한그루 더 있는데,
이분은 많이 아픈 건지, 수액을 주렁주렁 달고 있었어요.
그래서인지 가지치기도 다 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마을을 지켜온 오랜 나무들이 건강했으면 좋겠더라고요,
나무 그 자체도 소중 하지만 나무가 품은 그 역사는 다시 만들어 낼 수 없을 것 같아요.
천 주변으로 조성된 산책로를 따라 한 바퀴 도는데 아이들 걸음으로 30분 정도 걸렸어요.
걸으면서 볼 것도 있고, 주민들 운동할 수 있는 운동기구들도 있고,
돌다리 쪽에는 공중 화장실도 잘 마련되어 있었어요.
제주 공항 근처에서 잠깐의 휴식이 필요하실 때
한번 찾아와서 재미있게 돌다리도 건너보며 산책해 보는 것을 추천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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